꾸밈의 언어 멤피스 SOUL OF MEMPHIS

꾸밈의 언어 멤피스
​SOUL OF MEMPHIS
2010년 5월 18일 – 2010년 06월 16일
인터아트채널  

SOUL OF MEMPHIS

 YOU DON’T SAVE YOUR SOUL JUST PAINTING EVERYTHING WHITE_ETTORE SOTTSASS
모든 것을 하얗게 칠하는 것만으로는 당신의 영혼을 구할 수 없다_에토레 소사스

Ettore Sottsass CALTON 1981

합리적인 디자인, 기능적인 디자인이 지닌 한계, 그 꾸밈 없는 언어가 지닌 단조로움에 대해 멤피스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꾸밈 없음, 그것은 충분하지 않다. 풍부한 실내를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는 색이 다시 쓰여야 하고, 기능을 따르는 형태 보다는 시각적 즐거움을 반영하는 형태가 쓰여야 하고, 감정을 가진 실존하는 인간에게 감각의 유희를 제공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디자인 그룹으로서 멤피스(MEMPHIS)는 1981년 등장하였다. 멤피스는 우리 자신의 영혼을 위해 우리가 살아가는 실내를 풍부하게 해주는 ‘꾸밈’ 있는 언어인 것이다. 모든 것을 하얗게 칠하는 것만으로는 당신의 영혼을 구할 수 없기에 우리는 멤피스를 곁에 두는 것이다.

THE MASTERS OF DESIGN...ALL TAUGHT ME THAT EVEN THE SMALLEST OBJECT CAN CONTAIN A WHOLE WORLD..._MICHELE DE LUCCHI
‘디자인의 거장들에게서 저는 비록 가장 작은 오브제일지라도 세계의 전체를 담을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 우리의 삶은 우리가 오랫동안 지녔던 오브제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브제들은 우리의 과거를 구성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줍니다.’_Michele De Lucchi
Michele De Lucchi의 오브제에 대한 시각은 곧 멤피스 그룹이 지향했던 일상의 오브제가 지닌 본질의 모습을 드러내준다.

1981년 9월 멤피스의 첫 전시를 재스퍼 모리슨이 ‘그건 정말 이상야릇한 감정이었어요. 오브제들이 불러일으킨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바로 동시에 전체 룰을 깨는 데서 오는 해방감(자유)을 느꼈으니까요.’[1] 라고 회고한 것과 같이 멤피스는 디자인계의 록(Rock)이었다.

‘첫 눈에 반한 사랑이었다. 나는 최근 몬테 카를로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멤피스로 장식되어 있었으면 하고 상상만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매우 1980년대의 것처럼 보이는데, 그 풍조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극소주의(미니멀리즘) 허세가 멤피스로 하여금 1990년대를 어렵게 만들었으나 나는 소사스가 20세기 디자인 천재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_칼 라거펠트

멤피스 가구들로 꾸며진 칼 라거펠트의 몬테카를로 아파트[2]

COLORS OF MEMPHIS

COLORS ARE LIKE WORDS. WITH COLORS YOU CAN TELL STORIES. ......ARCHITECTURE IS MADE OF COLOR. EVEN THOSE WHO DON’T WANT TO USE COLOR MUST USE IT IN THE END. IT’S FUNDAMENTAL._ETTORE SOTTSASS

‘색은 단어와 같다. 색으로 당신은 스토리를 전할 수 있다……. 아무리 색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들조차 끝에 가서는 색을 써야만 한다. 그것은 기본이다.’_에토레 소사스

Michele De Lucchi_ LIDO 1982

FORMS OF MEMPHIS

NOTHING LESS THAN THE OBJECTFICATION OF THE VERY ACT OF DREAMING, ITS TRANSFORMATION INTO REALITY _ANDRE BRETON

멤피스는 틀을 깼다.  그것은 모더니즘의 ‘좋은 형태(Good form)’라는 당시의 기준을 답습하지 않고, 조각적이며, 형상적인 오브제적 가구에 다가섰으며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구의 기능은 실용성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인테리어로 현존하는 가구 그 존재 자체가 기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멤피스 디자인은 시적인 오브제이며, 초현실주의자의 오브제에 가까운 ‘순전히 꿈꾸는 행위를 오브제화한, 그것을 현실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라고 앙드레 브르통이 정의하였듯이, 인공적인 공간(Artificial space) 속에서 감각을 회복하게 하는 오브제로서 우리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혹하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따분함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색과 형태, 장식, 재료의 구성으로 자극적이며 강하고, 위트 있게 멤피스는 표현된다.

Ettore Sottsass_FREEMONT, 1985  /  Ettore Sottsass_IVORY, 1985 

PATTERNS OF MEMPHIS

NATHALIE SAYS THAT DECORATION LAYS BARE THE SOUL OF THINGS.

Nathalie Du Pasquier가 말했듯이, 장식은 사물의 영혼을 드러내는 데 기능한다. 장식이 지닌 새로운 본질적 기능에 대해 멤피스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였다. 그것은 고대의 인류가 의식하였던 의미와 상징의 체계로서의 패턴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무언가 고대의 삶이 지닌 신비로운 의식적 흐름을 품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전해주는 패턴인 것이다. 멤피스의 패턴이 일상의 오브제에 덧입혀 졌을 때, 그것은 어쩌면 새롭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럼에도 고대의 신비롭고 주술적인 아우라가 뿜어져 나올 수 있는 것은 기능에만 충실한 모던한 디자인에 억눌린 채 제거되었던 패턴을 다시 우리의 실내로 들여왔기 때문이며 패턴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Michele De Lucchi, “Fantastic,” 1981; Ettore Sottsass, “Rete 2,” 1983; Michele De Lucchi, “Traumatic,” 1983; Michele De Lucchi, “Micidial,” 1981; Ettore Sottsass, “Serpente,” 1979; Ettore Sottsass, “Lamiera,” 1983; Christoph Radl, “Isole,” 1982; Michael Podgorschek, “Argilla,” 1982 /     George J. Sowden, interior design, 1983

MATERIALS OF MEMPHIS

EASTERN PEOPLE HAVE ALWAYS BEEN ENGAGED IN GIVING MAGIC TENSIONS, MEDITATIVE SILENCES, PATIENT PRECIOUSNESS TO THE POOREST MATERIALS...MATERIAL WITH NO WEIGHT, NO VALUE, NO DESTINY BUT TO DISAPPEAR: SMALL BAMBOO STRIPS, THIN PALM LEAVES, STICKS, SHELLS, FLOWERS, FABRICS, EMBROIDERIES, PAPERS, BIRD FEATHERS, BERRIES, SEEDS, AND TEETH OF MYSTERIOUS FISH. _ETTORE SOTTSASS

Ettore Sottsass가 무게도 없고, 가치도 없으며, 사라지는 거 외에는 운명도 없는 하찮은 재료들로도 마술적 긴장감과 깊은 생각에 잠긴 침묵, 인내의 귀함을 만들어내는 인도에서 받은 영감과 영원한 것이 아닌 우리의 앞에 생을 이루는 순간들에 비중을 두는 것에서 재료를 탐험하는 멤피스적 정신을 찾을 수 있다. 영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앞에 생에서 쓰이는 질료들이며 정말이지 하찮은 것조차도 마술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서 멤피스는 싸구려로 취급되던 플라스틱 라미네이트 같은 재료들을 과감히 재료라는 표면의 이야기로 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Michele De Lucchi_ Kristall 1981

MEMPHIS DESIGN GROUP

THERE IS ABSOLUTELY NO NEED FOR CONCERN. NOW AT LAST WE CAN GO AHEAD WITH A LIGHT TREAD. THE WORST IS OVER._ETTORE SOTTSASS
걱정할 필요 전혀 없다. 이제 마침내 우리는 가벼운 걸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최악은 끝났다._에토레 소사스

멤피스의 탐험된 오브제들은 멤피스를 열광하든, 혐오하든 관계없이 디자인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 자유를 준 셈이다. 마르셀 뒤샹이 ‘샘’이라는 작품을 보였을 때, 많은 이들이 많은 담론을 만들었지만, 결국 그것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미술에 대한 접근과 시도에 대한 자유를 열어준 ‘샘’ 이었듯이, 이제 무엇을 만들든 멤피스만큼 충격적이지 않을 것이므로 어떠한 소재, 어떠한 형태, 어떠한 색도 쓰여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자유를 얻음으로써 우리는 ‘꾸밈 없는 언어, 모더니즘’의 취향에 잣대로부터 벗어나 ‘꾸밈’이 지닌 본질을 일상의 오브제로 보여준 멤피스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